노인 교통사고 사망 손해배상, 은퇴한 사람은 진짜 못받을까?
"아버님이 이미 은퇴하신 지 오래되셔서, 배상받을 게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보험사 담당자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유족들은 억울해하지만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말, 정확하지 않습니다.

끝까지 보시면 알 수 있는 것
노인 교통사고가 왜 유독 늘고 있는지 (통계로 확인)
은퇴한 부모님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
유족이 직접 청구할 수 있는 위자료
1. 노인 교통사고, 왜 유독 늘고 있을까
1,299명. 경찰청·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2024년 교통사고통계」에 따른 2024년 노인(65세 이상) 교통사고 사망자 수입니다.
눈여겨봐야 할 건 증감입니다. 2024년 전체 교통사고는 사고·사망·부상 모두 전년보다 줄었습니다(사고 -1.0%, 사망 -1.2%, 부상 -1.9%). 그런데 노인 관련 지표만 유일하게 늘었습니다(사고 +3.2%, 사망 +4.8%, 부상 +3.6%).
51.5%. 2024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2,521명) 가운데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계산해보면 나오는 숫자입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두 명 중 한 명이 노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은퇴하신 분들이라 배상액이 크지 않다고 하던데요?"
이 통념, 법원 판례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2. 고령층의 손해배상액은 어떻게 계산할까?
손해배상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일실수입(사고로 벌지 못하게 된 소득)입니다. 일실수입은 가동연한(일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나이의 상한)까지의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가동연한이 몇 세로 인정되느냐에 따라 배상액 규모 자체가 달라집니다.
60.9%. 통계청이 2025년 5월 기준으로 발표한 고령층(55~79세) 경제활동참가율입니다. 역대 최고치이고, 전년 동월 대비 0.3%p 더 올랐습니다. 이 여파로 고령층 경제활동인구(취업자+구직자)가 사상 처음 1,000만 명을 돌파했고, 그중 취업자만 978만 명입니다.
법원은 이 흐름을 이미 판결로 확인했습니다. 대법원은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로, 일반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일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나이의 상한)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상향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했다는 게 근거였습니다.
그 전에도 같은 판단이 있었습니다. 수원지방법원은 2016. 12. 22. 선고 2015나44004 판결에서, 만 60세 10개월 여성(가사도우미)의 가동연한을 만 65세로 인정하며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참여율 및 고용률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법원이 판결 이유로 든 흐름이, 2016년이 아니라 지금 통계로도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셈입니다.
3. 은퇴해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이유
방금 본 판례처럼, 일반 육체노동자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5세까지 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그 나이까지의 소득 상실분을 배상액에 넣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65세를 넘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2018다248909 판결에서 나이만으로 일률적으로 정하지 말고 피해자의 연령, 직업, 경력, 건강상태 같은 구체적 사정을 함께 고려하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일하고 있었다면 그 사실을 입증해 일실수입을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일실수입이 인정되지 않아도 방법은 남아 있습니다. 민법 제752조는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는 피해자의 직계존속, 직계비속 및 배우자에 대하여는 재산상의 손해없는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유족 스스로가, 고인의 소득과 무관하게, 자기 몫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4. 손해배상, 어떤 항목으로 구성될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일실수입은 가동연한까지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득입니다. 앞서 본 가동연한(만 65세)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위자료는 두 갈래입니다. 고인 본인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민법 제751조)과, 유족이 자기 이름으로 청구하는 고유의 위자료(민법 제752조)입니다.
둘은 별개의 청구권입니다.
장례비는 실제 지출한 장례 비용입니다.

배상 책임의 근거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입니다.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가해자(운행자)가 자신에게 과실이 없었다는 걸 직접 증명하지 못하면 배상 책임을 집니다. 입증 책임이 사실상 가해자 쪽에 있는 구조입니다.
5. 유족이 지금 확인해야 할 것
가동연한도, 위자료도 결국 어떻게 입증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본 판례와 법 조항을 바탕으로, 유족이 실제로 확인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보험사가 처음 제시하는 금액을 바로 수락하지 마세요. 가동연한, 위자료 산정 기준이 사건마다 다르게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고인의 실제 취업·소득 자료를 확보하세요. 65세를 넘겼더라도 일하고 있었다는 걸 증명하면 일실수입 인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례비 영수증을 전부 보관하세요. 배상 항목에 포함됩니다.
형사 절차와 민사 손해배상은 별개입니다. 가해자의 형사처벌과 유족의 배상금 청구는 각각 진행됩니다.
유족 몫의 위자료는 별도로 청구하세요. 고인의 소득 유무와 무관합니다.
이 다섯 가지, 슬픔 속에서 혼자 챙기기 쉽지 않습니다. 법무법인 이현이 사건 검토부터 함께합니다. 상담은 비용 없이 진행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님이 무직이셨는데도 배상받을 수 있나요?
급여나 사업소득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일실수입이 반드시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사노동을 담당했다면 그 경제적 가치가 인정될 수 있고, 실제로 취업을 준비했거나 정기적으로 일을 해온 사실이 있다면 이를 토대로 일실수입이 인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노동이나 소득활동을 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면 일실수입 인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유족 고유의 위자료는 고인의 소득 여부와 관계없이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보험사가 제시한 금액을 꼭 받아들여야 하나요?
아닙니다. 보험사의 최초 제시액은 협상의 시작점일 뿐입니다. 가동연한, 위자료 산정 방식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으면 손해배상은 자동으로 되나요?
아닙니다. 형사절차(처벌)와 민사절차(손해배상)는 별개입니다. 합의는 형사 양형에 참작될 뿐, 손해배상 청구권 자체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Q. 65세가 넘은 부모님도 일실수입을 인정받을 수 있나요?
나이만으로 자동으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취업 여부, 건강상태 같은 구체적 사정을 입증하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